인사말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은 중요한 의사결정에 기준이 되었고, 더불어 과학기술은 전문가만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을 구성할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과학기술의 전문성과 민주주의에 관한 문제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날 과학기술의 민주주의 그리고 거버넌스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현재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가 하는 기술적 논의만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시민 민주주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좋은 거버넌스”(good governance)에 대한 것이며, 또한 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규범적 논의를 포함합니다.
좋은 거버넌스란 “인지적 정의”(cognitive justice)를 최대한 실현할 수 있는 거버넌스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지적 정의란 단순한 알권리를 넘어서서 다양한 배경과 입장에 서 있는 지식들이 존중되고 참여가 허용되는 “지식의 의회”(parliament of knowledges)와 같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회과학적 논의에 더해 과학기술학(STS)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과학기술을 사회적 배경 정도로 여기거나 당연시하는 태도를 넘어서 과학적 합리성과 사회적 합리성을 함께 고려함으로써 전문성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성찰적으로 검토하고, 강화할 수 있는 이론적․실천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